키테라 섬의 순례 w. non2xistence 4. 민현은 사건이 터지기 나흘 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수신자는 부장검사. 통화의 내용인즉슨, 딸의 결혼 준비 탓에 후배가 곧 nonexistence를 찾을 것이며 자신의 낯을 봐서 구태여 예약을 앞당겨 줄 필요 없이 공정하게 처리해달라는 당부의 말이었다. 오늘도 오차 값은 없다. 무탈히도 설계한 ...
키테라 섬의 순례 w. non2xistence 3. 한동안 의자에 몸을 맡기던 성우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점심시간까지 이어졌던 고뇌를 환기시키기 위해서다. 아, 머리 아파.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통증은 꽤 지속된 것 같다. 동호와의 조우를 마치고 제 자리로 돌아와 홀로 사건의 개요를 정리하기 시작했을 때, 그때부터 였나. 동호의 수첩에 따르...
키테라 섬의 순례 w. non2xistence 2. “재환아 형 말 좀 들어봐. 너 지금 원본 파일 어디에 뒀는지 모르고 있는 거잖아. 아니야?” -아, 아니라고요 형! 저번에 내가 여기에 넣었는데... 여기 맞는데, 나 알아요! ... 아 왜 없지? 강동호 빨리 안 주면 또 지랄하는데. ‘네가 여기라고 하면 내가 보이냐.’ 쏘아대고 싶었지만 삼킬 수밖에 ...
키테라 섬의 순례 1. “식사는 먼저 준비 했습니다.” 또다시 입술은 닫혔다. 다니엘의 호의에 묵묵부답인 성우는 그저 명함의 뒷 편이 궁금할 뿐이다. 명화가 자리한 화려한 앞면과는 반대로 검은 바탕 중앙에 KANG 라는 스펠링만 오도카니 있을 뿐. 그 어디에도 전화번호나 이메일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 심지어 이름조차. 성우는 이다지도 목적 없는 명함을 바...
키테라 섬의 순례 prologue. 그에게 받은 명함은 나태했다. 외형은 네모반듯하게 깨끗했으나 도무지 명함이라고 보기엔 곤란했다. 케이스에 거꾸로 넣어진 명함은 그의 손에서 꼭, 유영하듯 테이블 위로 안착한다. 다니엘은 식구들이 벌이는 크고 작은 사고들 탓에 본격적으로 공직자를 접대하러 다녀야만 했다. 귀찮은 것은 딱 질색인 것이 제 성격이었으나 크루원들...
공포의 관한 고찰 中. 재환은 고개를 바짝 들어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독백처럼 뱉은 그 말은 어지간히 재환을 억울하게 만든 것 같았다. 입을 닫는다. 녀석의 눈빛은 여전히 힘이 들어가 있다. 궁금하지? 궁금하면, 물어.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을 읽어내고, 밥상을 차려주던, 그런 녀석은 이제 세상에 없어. “...정말 모르겠다고... 몰라서 그래. ...말...
공포의 관한 고찰 上. 나는 불쾌한 것과 부당한 것의 간극을 인지하지 못하는 부류들을 잘 알고 있다. 인근과 착지는 명확하게 다른 것인데, 그들의 소위 ‘노력’으로 펼쳐지는 같잖은 자딸을 보고 있노라면 하염없이 명치가 갑갑해왔다. 사실 그들에게 변화할 마음이란, 추호도 없다. 늘 하던 대로. 편하게 눌러 앉을 거면서. 그러나 자신의 초라함은 죽어도 인정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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